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이유는 잠재적 대선주자가 결혼식 주례를 서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1일 한나라당 정책국 L 과장의 주례를 섰다. 초선 의원이던 1991년 40세의 나이로 당시 현대코끼리씨름단 소속 '천하장사' 이만기 선수의 주례를 선 지 18년 만이었다.
중앙선관위는 8일 "정 대표가 지난달 주례를 섰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해당 부서에서 주례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음을 구두로 알렸다"고 밝혔다.
현단계에서는 징계라기 보다는 주의 환기 차원이라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선관위는 '주례를 서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앞으로 조심해 달라는 안내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제113조는 국회의원∙지방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와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결혼식 주례행위를 포함)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잠재적 대선후보인 정 대표는 전국이 선거구가 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주례를 설 수 없다는 것이 선관위의 해석이다. 정 대표측은 "당 대표가 된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무처 직원의 간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 일부에서는 선거법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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