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하락했지만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8일 코스피지수가 1,620선 후반을 지켜내면서 마침내 '연말 랠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증시에서 잇따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두바이 사태의 파장을 딛고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 6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함에 따라 본격 연말랠리가 시작됐다"며 "과거 1,620선에서 밀리곤 했던 기억은 잊고 막 시작된 연말랠리에 참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신영증권도 1,630선 회복으로 박스권에 머물렀던 증시의 균형추가 상승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는 입장이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그 동안 증시는 1,630선의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여러 차례 되밀렸으나, 이번 돌파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 지표 개선에 따른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과 두바이 사태를 계기로 한국 증시에 대한 차별적 선호도가 높아진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 유입 가능성으로 내년 1분기까지 강세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도 올해 보여준 증시 강세 국면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매출원가 통제능력이 뛰어난 종목 ▦자산효율성이 높은 종목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2010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출원가 대비 매출액 상승률이 높은 종목에서 초과 수익률이 예상된다. 최근 2년 간 매출액 상승률이 매출원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롯데쇼핑, 기아차, 현대차, SK케미칼, 빙그레, 제일기획 등이다.
또 총자산 대비 매출액 규모로 측정되는 자산회전율로 평가했을 때 자산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 종목은 하이닉스와 S&T중공업, 소디프신소재 등이었다. 내년 대규모 설비투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는 포스코와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서울반도체 등이 꼽혔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역시 해외 증시의 호조와 외국인 매수세의 강화를 예상하며 외국인 선호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고했다. 김주형 연구위원은 "최근의 매수 강도와 순매수 확률을 동시에 고려할 경우 철강금속과 전기전자 업종이 향후 외국인 매수 대상 1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위원도 "증시 주변 변수가 매수 신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기존 주도주인 전기ㆍ전자와 자동차, 화학, 철강,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트레이드증권 등 일부에서는 여전히 '연말랠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국내 증시가 최근 6일간 연속 상승하며 10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며 "가격으로 보면 단기 변동요인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두바이 사태의 여파는 가라앉았지만 그리스와 루마니아 등으로 위기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가 본격적으로 개시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민상기 연구원은 "내년 1월 기업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지수가 추가로 상승하면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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