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당신 부하들 입 단속을 시키지 않으면 내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오."
자신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으로 추천한 니콜라 사르코지(54) 프랑스 대통령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60) 총재가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고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르 푸앵(Le Point)이 6일 보도했다. 이를 둘러싸고 프랑스 정가에서는 2012년 차기 대권을 놓고 양측이 벌써부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루머로 곤욕을 치른 스트로스 칸 총재가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엘리제 궁이 염문설의 진원지라는 것을 안다"며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당시 G20 정상회의장 내 한 화장실에서 사르코지와 마주친 스트로스칸은 "대통령 측근들이 나에 대한 비방을 중단하지 않으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염문설에 대해 IMF 조사위원회로부터 '혐의없음' 통보를 받은 스트로스 칸 총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회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재선 도전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한 사르코지 측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트로스 칸 총재의 지지율은 33%로, 사회당의 차기 대선후보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스트로스 칸 총재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 의해 각료로 발탁돼 산업장관과 재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장관 재임 당시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주도해 공공부채를 줄이고, 시장 친화적 개혁 정책을 펼쳐 국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 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됐다.
이 때문에 사르코지가 애초에 스트로스 칸을 IMF 총재로 천거한 '진짜 이유'도 그가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림수였다는 분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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