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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윈도7·스마트폰이 내년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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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윈도7·스마트폰이 내년 효자"

입력
2009.12.08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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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컴퓨터(PC) 운용체제(OS) '윈도7'과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폰''안드로이드폰'등 스마트폰 덕분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격이 계속 오르며 수출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한 국내 반도체산업이 내년에도 윈도7과 스마트폰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D램 반도체 호황을 이끌 윈도7은 MS가 올해 10월에 새로 발표한 PC용 OS. 이를 원활하게 사용하려면 PC의 주기억장치로 쓰이는 D램 메모리 반도체가 2GB 이상 필요하다. 기존 '윈도비스타'(1GB)와 '윈도XP'(128MB)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가 2~10배 이상 많아야 한다.

따라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새로운 OS가 나오면 출시 후 6~12개월 뒤에 PC를 교체하는 점을 감안해 내년 6월 이후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년 이상 이어진 D램 반도체의 불황은 윈도비스타의 성능이 기대에 못미쳐 PC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빚어진 공급 과잉 때문"이라며 "윈도7은 시장 평가가 좋아서 내년에 본격적인 PC 교체 수요와 함께 D램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7이 이끄는 D램 수요

내년에는 윈도7 덕분에 전통적인 1분기 비수기 마저 비껴갈 가능성이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비수기인 1분기에 통상 반도체 가격이 20% 정도 떨어졌다"며 "하지만 내년 1분기는 윈도7 교체 수요가 빨리 일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거나 떨어져도 10%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D램 수요 증가는 국내 업체에 더 유리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공급 과잉이 해외 경쟁 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독일 키몬다는 파산했고, 대만 D램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60% 이하로 떨어졌다. 일본 엘피다마저 대만 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검토했으나 미국이 공정 무역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 D램 반도체 시장이 증가해도 해외 업체들은 설비 투자를 할 수 없어 공급량을 늘리지 못한다. 또 기술이 떨어져 원가경쟁력도 뒤쳐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40나노 미세공정 기술로 D램을 만들지만 대만 및 일본 업체들은 아직 60나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은 1세대만 뒤쳐져도 생산비용 증가로 생산성이 30% 이상 떨어지는데 외국업체들은 60나노 기술로 한국의 40나노보다 2세대 이상 떨어진다"며 "그만큼 내년에는 한국 업체들의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이 현재 57%보다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 봤다.

낸드플래시, "고맙다, 스마트폰"

낸드플래시 반도체도 내년 스마트폰 수요 확대와 맞물려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의 저장 용량을 8~16GB에서 16~32GB로 늘리는 등 스마트폰의 저장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주요 휴대폰업체들이 스마트폰 비중을 올해 32%에서 내년 35%까지 올릴 예정이어서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낸드플래시 수요 가운데 스마트폰용 비중이 35%를 차지할 것"이라며 "전년 대비 휴대폰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97%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는 생산업체가 삼성전자, 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4개사 뿐이어서 수요가 증가해도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만큼 가격이 급락할 우려도 적다. 낸드 역시 삼성전자가 30나노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시장이 늘어날수록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다.

따라서 내년 반도체 산업은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술 경쟁력을 가진 국내 업체들이 유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에 5조5,000억원, 하이닉스는 2조원을 투자해 기술 개발과 시설 개선에 주력해 후발 업체들과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문제는 환율이라는 변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환율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부채가 없는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든다. 하지만 달러로 빌린 빚이 많은 하이닉스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게 오히려 유리하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는 다른 산업보다 환율 영향을 덜 받지만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내년에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면 해외 각국의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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