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에서 내부 경쟁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3선의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사실상 서울시장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대결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당내 중도개혁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원 의원은 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며 "동료 의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데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때부터 재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여당 현역 의원 중에서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원 의원이 처음이다.
그는 "치열한 (서울시장후보) 경선을 해야만 서울 시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경선 없이 쉽게 가면 쉽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같은 당 소속인 오 시장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원 의원은 오 시장의 주요 정책인 '디자인 도시'에 대해 "겉치레 포장, 전시행정 위주라는 비판이 있고, 지나치게 조급한 것 같다"면서 "모양을 치장하기보다 서민의 삶을 도와주는데 중심이 있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용산참사가 있었는데도 현장에 한번 안 가는 등 시장이 서민의 눈물을 닦는 일을 도외시하고 이미지 관리에 집중했다"며 "임기가 짧아 업적을 못 냈다는 시장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현재 당내에서는 원 의원 외에도 3~4명의 의원이 서울시장후보 경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은 당 최고위원과 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의 정두언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박진 의원과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도 꾸준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기도의 경우는 김문수 지사가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잠재적 주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한 의원은 "김 지사가 당권 도전과 재선 도전을 놓고 고심하면서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다른 경쟁자들이 출마 선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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