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달 12일 수능이 치러진 뒤 가채점을 통해 외국어(영어)를 제외한 언어 수리 등 대부분 영역이 쉽게 출제됐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본 채점은 가채점 결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부분 영역이 전반적으로 평이했고, 특히 수리영역이 지난해보다 많이 쉬웠다. 이때문에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올해 정시지원이 어느때보다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상위권 수험생은 만점자가 다른 영역에 비해 적은 언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 자연계는 수리 '가'를 잘 본 학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쉬운 수리
수능 직후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던 수리는 실제 채점에서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많이 떨어졌다.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모두 142점으로 작년 수능에 비해 각각 12점, 16점 떨어졌다.
표준점수 최고점 수험생 수도 크게 늘어 자연계 출신들이 치르는 '가'형은 463명(0.34%)으로 지난해(95명ㆍ0.08%)의 4배 이상 증가했다.
인문계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나'형은 3,875명(0.84%)으로 지난해(442명ㆍ0.11%) 보다 무려 8배 이상 늘었다. 수리 '나'형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도 전체의 5.9%(2만7,256명)로 지난해(1만6,795명. 4.22%)에 비해 급증했다.
언어 영역 또한 표준점수 최고점(134점)이 지난해보다 6점 하락했고, 만점자(1,558명ㆍ0.24%) 역시 지난해(643명ㆍ0.12%)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평이했던 언어ㆍ수리 영역과 달리 다소 까다롭게 출제된 외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140점)이 지난해보다 4점 상승했다. 1등급 학생수(3만3,443명ㆍ5.31%)도 지난해(2만3,590명ㆍ4.27%)보다 늘었으나, 1등급 내 표준점수 차이가 지난해 5점에서 올해는 7점으로 벌어져 상위권 변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탐구 영역 유ㆍ불리 여전
제2외국어 및 한문을 포함한 탐구영역은 올해도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커 과목간 최대 31점까지 벌어졌다. 사회탐구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67~81점으로 최대 14점의 격차가 났고, 과학탐구는 67~77점으로 10점이었다.
특히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해도 100점을 기록해 한문(69점)과는 31점이 벌어졌다. 아랍어의 경우 '조금만 하면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몇년 사이 응시자가 크게 늘었으며, 다른 과목 간 점수 차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매년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수리 영역은 올해 '가'형과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같아 유ㆍ불리 문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올해 수능에서는 특정 등급이 비는 '등급 블랭크' 현상도 나타나지 않아 난이도 조정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일부 과목은 1등급 기준비율(4%)을 초과하기도 했다. 수리 '나'형과 외국어를 비롯해 윤리(6.26%), 국사(7.09%), 경제지리(7.27%) 등이 1등급 기준비율을 훨씬 넘겼다.
한편 올해 수능 응시생은 작년보다 7만8,741명 늘어난 63만8,216명으로 집계됐다. 수리 영역의 경우 '가'형 응시자가 13만7,073명(22.9%), '나'형 응시자 46만1,936명(77.1%)으로 '나'형 쏠림이 두드러졌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사진=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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