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가 어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막을 올렸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1997년 지구온난화 방지를 목적으로 만든 '교토 의정서'체제를 이을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체제의 도입을 겨냥한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서는 지구적 환경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인류 보편의 인식으로 정착했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교토 의정서'의 가장 큰 기여도 이런 공통인식의 확보였다. 그 '교토 의정서'가 2012년 효력을 다하기에 앞서 새로운 행동의 틀을 갖추자는 논의의 장이 이번 총회다. 따라서 각국이 자국의 산업 발전을 고려한 이기적 고려에만 매달리지 말고 인류공영을 위한 지구적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긍정적 신호는 있다. 우선 105개국 정상이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역대 어느 기후변화 국제회의도 누리지 못한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 이외의 대표단을 보내는 나라까지 합치면 190개국에 이른다. 이런 세계적 관심은 각국의 자기주장을 제약하고, 인류 공동선을 향한 의지와 결단을 촉구할 수 있다.
오랜 쟁점인 온실가스 감축 수치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필요성은 입을 모아 인정하지만 구체적 현실의 차이에 따른 각국 이해가 복잡하게 엇갈려 있다. 당장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자세 변화를 보이면서도 유럽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의 평균적 감각과는 동떨어진 수치목표를 제시하고 있고, 미래의 주된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 등의 적극적 감축 노력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 단위를 넘는 창의적 지도력으로나 극복할 수 있는 난관이란 점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이 요구된다. 의무당사국이 아닌 나라로서는 처음으로 과감한 수치목표를 선언한 이명박 대통령도 소금 같은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통해 2020년의 중간목표, 2050년의 최종 목표가 정확한 수치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한 모습으로 떠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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