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역도세계선수권 우승한 안용권/ 중학교부터 한우물… 금맥을 캐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역도세계선수권 우승한 안용권/ 중학교부터 한우물… 금맥을 캐다

입력
2009.12.06 23:37
0 0

'여자 헤라클레스'가 선물한 감동은 다음날 두 배로 부풀었다. 지난달 29일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105㎏ 이상급)에서 나온 안용권(27ㆍ상무)의 금메달 때문이다. 장미란과 안용권의 릴레이 금메달로 한국대표팀은 남녀 최중량급에서 나란히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남자 최중량급은 남녀를 통틀어 스포트라이트 비중이 가장 큰 체급. 인상 198㎏(동메달), 용상 247㎏(금메달)을 들어 합계 445㎏을 기록한 안용권은 우크라이나의 아르템 우다친과 동률을 이뤘지만 몸무게가 덜 나가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랐다. 한국 남자역도 최중량급 사상 첫 세계대회 합계 금메달. '헤라클레스' 안용권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역도는 내 운명

3.8㎏.태어날 때부터 남달랐던 안용권은 인천남중 1학년 때 처음 바벨을 잡았다. 당시 체격은 170㎝에 80㎏. "뚱뚱하단 생각에 중학교 올라가면서부터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살도 빼고 근육도 키우는 데 역도만한 운동이 없다고 생각했단다. 안용권은 "고교 때까지 투포환, 투해머, 유도, 레슬링, 복싱 등 다른 종목에서 제의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용권은 한 우물만 팠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도화기계공업고 2학년 때부터. 전국체전서 인상 금메달과 용상 동메달을 딴 안용권은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2001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인상 동메달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벼랑 끝 선택은 정면돌파

탄탄대로는 별안간 비탈길과 마주쳤다. 그것도 낭떠러지가 눈앞에 보일 만큼 치명적 기울기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던 중 왼 무릎 건염좌가 찾아온 것. 극심한 통증을 안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순위는 메달과 거리가 먼 8위였다. 이후 5년간은 지독한 슬럼프였다. "수술 타이밍을 놓친 거죠. 재활 기간엔 당장이라도 역도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안용권은 "2007년 전국체전 용상에서 실격된 뒤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했다. 일찌감치 지도자 수업을 받거나 체육교사를 준비하리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해답은 역시 정면돌파였다. 그 동안 운동한 게 아까워서라도 일어서야 했다. 마음을 고쳐먹은 안용권은 우직한 소로 돌아왔고 지난 6월 한중일대회 3관왕에다 인상 한국신기록(206㎏)까지 작성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

부대와 연맹의 도움으로 훈련소 입소를 건너뛰며 세계선수권에 '올인'한 일병 안용권. 당초 동메달만 따도 '대박'이라던 예상을 깨고 금메달을 따낸 안용권은 주위의 성원에 제대로 보답한 셈이다. 안용권은 오는 18일 지각 입소한다.

다음 목표는 금메달 앞에 붙는 '깜짝'이란 수식어를 떼는 것. "이 흐름을 동아시아대회(6~13일ㆍ홍콩)와 내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안용권은 "최종목표는 세계기록(합계 472㎏) 경신과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