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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두바이의 CEO, 셰이크 모하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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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두바이의 CEO, 셰이크 모하메드

입력
2009.12.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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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위의 신기루에 불과했다.'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채무지불 유예를 선언하자 전 세계가 '두바이 때리기'에 한창이다. 언젠가는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모래성이었다느니, 외부의 자본과 노동력에 의존한 경제 개발 모델의 필연적인 결과였다느니 하는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치 두바이가 잘못되길 기다려온 듯 하다.

그러나 아직 사태가 진행중인만큼 어떤 결론을 내리긴 성급해 보인다. 사실 전 세계가 두바이에 열광했던 것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나 초대형 공사가 아니었다.

전 세계의 가슴을 뛰게 한 것은 상상력 하나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 사막의 조그만 어촌을 중동의 허브로 개조하는 대역사에 나선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라는 걸출한 지도자의 도전 정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49년 네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난 모하메드는 95년 차기 지도자로 지명되고 2006년 아버지와 형을 이어 두바이의 지도자가 되자 역발상의 창의력을 통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프로젝트들을 추진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 최고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야자수 모양의 인공 섬인 팜 주메이라와 팜 제벨알리ㆍ팜 데이라ㆍ더 월드, 사막 한 가운데 자리한 테마 파크인 두바이 랜드와 스키 두바이 등이 모두 그의 상상력이 낳은 산물이다. 두바이의 최고경영자(CEO)로 그는 전 세계의 투자자를 매혹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특히 "불가능이란 단어는 지도자의 사전에는 들어있지 않다"며 "미래를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과거의 노예 상태로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을 독려했다.

물론 그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의 말은 모두 허장성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책임이 그에게만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굳이 따진다면 위험 분석에는 애써 눈을 감은 채 투자라기 보단 투기에 나섰던 이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 더 크다.

'고난을 사랑하기에 어려움이 밀려올수록 난 의기양양하리라/ 고난은 나의 친구이기에 기꺼이 맞아들이리라….' 그는 이미 이런 사태들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혹 그가 실패하더라도 그의 창의력과 도전정신까지 폐기처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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