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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투자증권 이형승 사장 "수수료 수입 때문에 매매 권유하는 일은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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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투자증권 이형승 사장 "수수료 수입 때문에 매매 권유하는 일은 사라져야"

입력
2009.12.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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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 지난 2일 여의도 63빌딩 12층 IBK투자증권 사장실에서 만난 이형승(46) 사장의 첫 인상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보다는 영화배우 쪽에 가까웠다.

동행한 사진 기자도 셔터를 누르며 '잘 생겼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사장이 살아온 궤적도 외모와 비슷했다.

대한민국에서 힘있기로 소문난 파워 집단을 두루 경험했다. 행정고시 29회인 그는 재정경제부 서기관이던 1999년 돌연 박차고 나와 삼성증권으로 이직했다.

2000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2세와 벤처 기업가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의 창립 및 운영을 주도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몸을 담기도 했다.

튀는 외모와 경력 때문일까. 당장 눈앞의 손익 맞추기에 주력하는 여느 증권사 CEO와는 달리 선 굵은 경영전략을 내놓았다. 이 사장은 "비용 절감만 이익 내는 방법이 아니다. 비용이 더 들어도 수익을 더 늘리면 된다는 역발상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제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금융감독원 제동으로 무산됐던 '로스 컷 프리(Loss Cut Free)'제도 도입을 내년에 재추진할 계획이다. '로스 컷 프리'란 증권사 추천 종목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고객이 손절매를 할 경우 매도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것인데, 지난해 IBK투자증권이 도입 방침을 밝히자 금감원이 '원금 보전계약'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증권사는 시장전망이 나쁜 상황에서도 수수료 수입 때문에 고객에게 매매를 권유하는 나쁜 관행에 빠져 있다"며 "증권사가 고객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로스 컷 프리'제도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연예인 등을 겨냥한 다양한 맞춤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그는 "중소기업 계열사들을 정리해 지주회사로 만들어주는 투자은행(IB) 컨설팅이나, 유명 연예인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연예인 자산 관리의 경우, 이미 가수 인순이 등 10여명을 섭외한 상태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브이소사이어티를 운영하며 친분을 맺은 '재벌 2, 3세'의 실제 삶은 어떤지 물어봤다. 대뜸 "별로 부럽지 않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사장에 따르면 '재벌 2, 3세'는 확실히 개성이 강하다. 일부는 일반 서민의 편견처럼 노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재벌 2, 3세'는 아주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주위 사람을 쉽게 믿지 않고, 항상 중압감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측면에서는 모두가 비슷하다.

이 사장은 "1세대 재벌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니 매사 공격적이지만, '재벌 2세'는 물려 받은 것을 지켜야 하고 더 나아가 선대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엄청나게 자기 절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기 맘대로 하는 계층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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