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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전략… 美언론 엇갈린 평가/ "실용주의 새 원칙" "부시때와 같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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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전략… 美언론 엇갈린 평가/ "실용주의 새 원칙" "부시때와 같은 논리"

입력
2009.12.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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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18개월 후 철수시키기 위해 3만명을 증파한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새 아프간 전략에 대한 미 언론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편집장이자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파리드 자카리아가 뉴스위크 최신호(6일 발행)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패권주의 위기 한가운데서 포스트 패권주의 국제정치 전략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은 옹호론에 해당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새로운 외교원칙을 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자카리아가 찾아낸 새 외교원칙은 한마디로 실용주의다. 연설 내내 오바마는 ▦민주주의 확산 ▦인권 보호 등 과거 미 대통령이 즐겨 내세우던 추상적 목표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알카에다 은신처 파괴 ▦탈레반 세력 약화 ▦아프간 정부군 보강 등 제한적 군사목표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자카리아는 이어 오바마의 새 외교원칙이 미국의 영향력 쇠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 초 영국이 남아프리카식민지를 지키기 위해 보어전쟁에 총력을 기울여 결국 승리했지만 그 후유증으로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던 과거 역사를 예시했다. 제국의 몰락은 오히려 변방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과도한 욕심에서 시작됐음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자카리아에 따르면 오바마의 조기철군 계획은 이러한 과도한 욕심에서 벗어나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인정하고 미래의 중심지가 될 아시아에 미국의 외교력을 집중하는 게 오히려 미국의 패권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바마의 아프간전략에 회의적 시각도 상당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오바마의 철군을 위한 증파 논리는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증파할 때 사용한 것과 똑 같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부시 전 대통령이 당시 이라크에 2만명 이상의 미군을 증파하겠다고 밝혔을 때,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은 증파를 반대하는 법안을 지지했던 34명의 상원의원 중 한 명이었다고 꼬집었다.

미 CNN방송은 "오바마 대통령 정책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이하로 추락했다"며 새 아프간 전략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전했다. 게다가 현재 아프간전의 책임은 부시 전 대통령의 책임이지만, 2011년에도 아프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바마의 전쟁'으로 변할 것이라는 응답이 54%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철군시기와 관련,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6일 "향후 2~4년 동안 상당 규모의 미군이 아프간에 계속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NBC방송 시사프로에 출연, "(대통령이 밝힌) 2011년 7월에는 단지 소규모 병력만 철군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군의 완전 철군은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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