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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과부 장관의 '무성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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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과부 장관의 '무성의 답변'

입력
2009.12.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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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브리핑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의 연구용원자로 국제 경쟁입찰에서 최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교육과학기술부 브리핑이 열렸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사상초유의 일이라 과학계는 물론, 산업계와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직접 브리핑에 나선 안병만 장관은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이미 배포된 보도 자료를 토대로 선정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서.

한국이 최종 선정된다면 국내 원자력 역사 50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플랜트 수출이다. 당연히 금액이 궁금했다. 안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금액 규모는 협상 중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브리핑이 끝난 뒤 원자력연구원이 교과부와 별도로 배포한 보도 자료를 보니 "수주 금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컨소시엄의 주체가 밝힌 수주 금액의 규모를 안 장관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답변을 피한 것이었다.

장관의 무성의한 답변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 기자가 '중동이 원자력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안 장관은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기술적 내용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마이크를 넘겼다.

강영철 원자력국장은 "중동에서 최근 석유가 고갈될 때를 대비해 전력 공급원을 원자력으로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요르단이나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이 앞으로 중요한 원자력 수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대신 답했다. 장관이 모를 만한, 대단히 복잡한 기술적 내용도 아니었다.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거친 안 장관은 과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교과부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이날 과학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안 장관의 답변은 전혀 직책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임소형 생활과학부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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