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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뮤직 본격 소개 '애덤스&라이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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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뮤직 본격 소개 '애덤스&라이히' 공연

입력
2009.12.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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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패턴이 고의적이다 싶을 정도로 계속되지만, 시나브로 서서히 변한다.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기계화된 메커니즘에서 사는 현대인의 일상과 흡사한 음악이 신생 오케스트라의 활력에 실려 온다.

SNU뉴뮤직앙상블과 TIMF앙상블 등, 클래식의 타성적 소비와의 결별을 선언한 신생 음악단체가 일반인을 위한 첫 무대 '애덤스&라이히'를 공연한다. 제목은 스티브 라이히(77)와 존 애덤스(62), 미국의 대표적 현대음악가 두 사람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라이히의 1995년 작 '증폭된 앙상블을 위한 도시의 삶'은 전자적으로 증폭된 어쿠스틱 악기로 표현되는 현대인의 일상이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수집한 각종 소음을 전기적으로 증폭된 여러 악기가 연주한다. 플루트, 오보에, 비브라폰, 현악 4중주 등 전통적인 악기가 증폭의 과정을 거쳐 연주되면서 인위적 소음과 어울리는 것이다. 작곡자는 자동차 경적 소리, 문 여닫는 소리, 도난 방지 경보음 등을 샘플링한 소리를 재료로 해 도시의 일상에 잠재한 음악성을 재발견하게 한다. 부제 '뉴욕 협주곡'.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애덤스의 1981년작 'Grand Pinola Music'은 현대음악임에도 불구, 뚜렷한 조성적 경향이 특징적이다. 제각각 따로 갈 길을 가는 듯한 악기들이 반복적 패턴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 음악의 새 경지를 선사한다. 그같은 즐거운 혼돈을 관통해 가는 것은 가스펠 음악의 전통적 3화음이다.

이번 무대는 일반 대중에게 미니멀 뮤직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로서의 의미가 크다.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애덤스의 현악 합주곡 'Shake Looks'가 국내 초연됐을 때, 관객들은 단조롭지만 편안한 화성을 추구하는 미니멀 음악의 흐름에서 현대음악은 생경한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현대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애덤스가 만든 곡인 것이다.

단,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애를 먹는 쪽이 있으니 바로 연주자들이다. 유사한 패턴이 줄기차게 반복되는데다 변화마저 미묘해, 지휘자의 지시와 협연자들의 연주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이다. SNU뉴뮤직앙상블과 TIMF앙상블의 연주자 25명은 연간 60~70회의 국립오페라단 반주를 통해 앙상블 수준이 확인됐다.

지휘자 이병욱씨는 "미니멀 뮤직은 쉬 접근하기 어렵지만 일단 빠지면 마니아가 된다"며 "이번 무대는 현대음악은 까다로운 소음일 뿐이라는 대중의 편견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박종화 서울대 음대 교수. 7일 오후 7시 30분, 세종체임버홀. (02)3474-8315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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