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상대가 아니라 우리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허정무(54)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대진에 대한 희비를 드러내기보다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에 참석한 뒤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허 감독은 "B조에서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팀도 없고 그렇다고 못 잡을 팀도 없다"면서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같은 조에서 싸울 상대가 확정됐다. 예상을 해 본다면.
"최악은 피했지만 최상은 아니다. 개막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 국에 대한 정보수집이 당장 중요할 것 같은데.
"유럽팀이 2팀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 팀만 만나게 됐다.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다음달 열릴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을 주목해야겠고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에 대한 정보도 부지런히 모아야 한다."
-1승 제물은 어느 팀인가. 그리스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분석이 많다.
"완전히 이길 수 있는 팀도, 못 잡을 팀도 없다. 그리스가 쉽다는 얘기는 '천만의 말씀'이다. 나이지리아나 그리스 역시 우리를 제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1,700여m 고지대에서 싸우게 됐다.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베이스캠프(루스텐버그)는 옮기지 않을 생각이다. 고지대 적응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는 영입할 계획이다."
-선수 시절에 이어 마라도나와 감독으로 만났다. 각오가 있다면.
"그땐(1986년 멕시코월드컵) 정당한 경기를 했다. 우리가 상대에 비해 실력이 아래인 건 분명했고 경험과 정보도 부족해 힘 한 번 못 써 보고 졌다. 이번엔 충분히 대비해 허무하게 물러나지 않겠다."
-북한이나 일본에 비해 대진이 좋다. 일부팬들은 16강을 낙관하기도 하는데.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상대가 현재 하락세라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전력을 가다듬을 시간은 아직도 많다. 중요한 건 상대에 대한 생각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다.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인천공항=양준호기자
사진=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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