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피겨 여왕'은 트리플 플립에 발목을 잡혔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연속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김연아(19). 그는 두 번째 과제 트리플 플립을 위해 스텝을 최대한 간략하게 줄였다. 그러나 플립 점프는 공중 3회전이 아닌 1회전에 그쳤다.
숨죽이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눈을 찔끔 감은 채 고개를 돌렸다. 일본 관중도 '피겨 여왕'의 실수가 아쉬웠는지 일제히 탄식했다.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가산점을 포함해 7.30점을 기록했던 트리플 플립이 이번엔 0.20점을 받는 데 그쳤다.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개인전 규정종목(short program)이 열린 4일 저녁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 2009세계선수권자 김연아는 65.64점을 받는데 그쳐 일본의 안도 미키(66.20점)에게 0.56점 뒤진 2위에 머물렀다.
환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한 김연아는 점수를 확인하고 나서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플립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한 것 빼고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연기에서 점수가 덜 나왔는지 호텔에 가서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역시 플립이 문제였다.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에 성공한 5차 대회에선 세계신기록(76.28점)을 세웠다. 그러나 트리플 플립에서만 7.10점이 깎인데다 스텝과 스핀에서도 가산점이 줄어든 탓에 총점은 무려 10.56점이나 떨어졌다.
김연아는 2006~07시즌과 2007~08시즌에 연거푸 그랑프리 여왕이 됐다. 하지만 2008~09시즌엔 트리플 플립 등에서 실수하면서 은메달에 그쳤다. '피겨 여왕'에 등극한 김연아가 트리플 플립이란 숙제를 풀지 못하면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확신할 수 없는 셈이다.
김연아에 앞서 출전한 안도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결과는 자신의 시즌 최고점(66.20점). 첫 점프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기본점수 11점)를 선택한 안도는 토루프를 공중 3회전이 아닌 2회전으로 처리했다. 기본점수는 7.50점으로 줄었지만 가산점 0.60점을 더해 8.10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5일 저녁 7시30분에 시작하는 자유종목(free skating)을 통해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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