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일행 5명이 북미 양자회담을 위해 내일 방북한다. 어제 오후 내한한 보즈워스 특별대표 일행은 오산 공군기지에서 특별전용기 편으로 평양에 도착, 10일까지 머무르며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회담하고 6자회담 복귀 등을 촉구할 것이라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특사이기도 한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은 북핵 문제에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오바마 정부 들어 북미 공식 차원의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미국측은 6자회담 복귀 및 9ㆍ19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는 것 외에 다른 협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북핵 문제 진전과 연계된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 폐기와 체제보장 및 경제 지원을 맞바꾸는 것이 핵심인 9ㆍ19공동성명 틀을 벗어나 핵 보유국 인정을 염두에 두고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앞세울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모처럼 조성된 대화와 협상분위기는 물거품이 되고 갈등과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북한은 6자회담 나머지 참가국과 국제사회의 의지를 시험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북핵을 용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와 9ㆍ19공동성명 이행을 전제로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미관계 진전을 요구한다면 미국측도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핵을 완전히 폐기하면 무엇을 해주겠다는 경직된 자세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고 보고 관계 정상화를 통한 핵 폐기 등 보다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반도평화체제 구축문제는 9ㆍ19공동성명과 2ㆍ13합의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6자회담 틀 속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정부도 북미 간에 평화협정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경계하기보다는 북미관계의 진전 등으로 변화될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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