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략을 확정한 미국이 인접국 파키스탄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의 대 테러 척결의지가 새 아프간 전략 성패의 핵심요인이라며 파키스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이어 3일 상원과 하원의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연이어 출석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런 합참의장 등 안보 참모들은 한 목소리로 파키스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의원들도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휘부가 은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국경지역에 대한 '조치'가 선행돼야만 증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파키스탄 정부를 압박했다.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에는 알 카에다 500여명, 탈레반 민병대 5만여명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원 외교위 리처드 루거 의원은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을 은밀히 지원하는 한 미국은 아프간 전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미 행정부에 파키스탄 정부 압박을 주문했다.
또 백악관은 '무인폭격기'공격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4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하는 등 미국 정부 역시 이 지역에 대한 공격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게다가 4일 영국 BBC방송은 수감 중인 파키스탄 탈레반 대원이 올해 초 여러 차례 알 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만났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미군의 아프간 증파로 인해 탈레반 세력이 국경지대로 밀려들고, 이로 인해 파키스탄 치안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을 우려해 미국의 새 전략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 군사 도시인 라왈핀디에서 탈레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 및 총기 난사로가 발생, 최소 40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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