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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국방과학硏 탄약시험장서 폭발사고/ 곡사포 여섯발째 포탄 장전 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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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국방과학硏 탄약시험장서 폭발사고/ 곡사포 여섯발째 포탄 장전 뒤 '펑'

입력
2009.12.0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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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1시32분께 경기 포천시 창수면 고소성리 군 다락대사격장 내 국방과학연구소(ADD) 총포탄약시험장(다락대시험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한 명이 숨지고 다섯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ADD 다락대시험장 직원 등이 시험장에 설치된 곡사포에 포탄을 넣어 성능시험을 하던 중 발생했다. 업체에서 군에 납품하기로 한 155㎜ 포탄이 제대로 발사되는지를 점검하는 자리로 ADD 직원과 업체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했다.

모두 1만6,000발의 포탄 중 표본으로 16발이 추출됐고, 다섯 발까지는 무사히 사격이 이뤄졌다. 관계자들이 여섯 번째 포탄을 곡사포에 장전한 뒤 폐쇄기를 닫고 발사 준비를 하던 중 곡사포 포신 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김영산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장전을 한 뒤 격발을 하기 전에 폭발했다"고 말했다.

곡사포 포신이 두 동강이 날 정도로 충격이 컸던 폭발로 인해 장전 후 격발을 위해 물러나던 ADD 직원 정기창(39)씨가 숨졌고, 같은 소속인 공병찬(32), 김면웅(35)씨는 중상을 입었다.

공씨는 양쪽 팔이 절단돼 봉합 수술을, 김씨는 전신에 박힌 파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근처에 있던 ADD 직원 권상욱(27), 황종호(42)씨, 국방기술품질원 직원 임창길(48)씨는 경상을 입었다. 나머지 참석자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 부상을 피했다.

폭발 원인을 조사중인 합동조사반은 일단 포탄 속에 들어가는 신관 폭발로 인한 사고로 추정했다. 포탄은 탄두와 신관으로 구성되는데, 신관은 탄두가 목표에 도달할 때 탄을 폭발시키는 장치다.

이번에 사용된 신관은 표적에 충돌하는 순간 작동하는 '충격신관'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충격신관이 미리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관은 H사에서 제작했고, 이를 탄두와 조립해 포탄을 제작한 것은 P사이다. 1만6,000발의 포탄은 납품이 보류됐다.

예기치 않은 폭발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이 과정에서 ADD측이 안전장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사청은 포탄 시험발사를 할 때 근접하는 직원들은 방탄복과 안전모, 안전화 등을 착용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 다녀 온 소방관 등 목격자들은 "사상자들 주변에서 아무런 안전장구를 보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어 이 때문에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숨진 정씨의 매형 김용규(47)씨도 "현장에 가서 봤는데 처남 복부에 파편이 있었고 방탄복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락대시험장 관계자는 "규정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험할 때 방탄복은 없고 보통 안전모, 안전화, 귀마개 정도만 착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1985년에는 ADD 내 풍동시험연구소에서 비행안전시험 도중 한 명이 순직했고, 81년에도 포탄 시험 중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77년에는 다락대시험장에서 벌컨포 사격시험 도중 폭발이 일어나 당시 청와대 이석표 비서관이 파편에 맞아 순직했다.

이날 순직한 정씨는 미혼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다락대시험장에서 근무해 온 총포탄약분야 시험전문가였다. 정씨의 지인들은 "정씨가 맨 앞에 있다가 파편을 다 맞았고 그 때문에 뒤에 있던 후배(권상욱)나 다른 사람들이 그나마 많이 안 다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DD는 유족들과 협의해 고인의 장례를 국방과학연구소장(葬)으로 치를 계획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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