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가 폭락을 이끌었던 두바이 사태가 결과적으로 한국 증시에 '쓴 약'이 되고 있다. 두바이 사태 이후 우리나라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코스피지수도 1,600선을 회복했다.
두바이 사태 직후 '이제 연말 랠리는 끝났다'고 선언했던 주요 증권사들도 낙관론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하나대투증권은 3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투자 심리가 호전되면서 시장이 반등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두바이 사태가 국내 증시를 뒤흔든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 저점을 앞당기는 긍정적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 날 내놓은 2010년 주가전망 자료에서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1,915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광 리서치본부장은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내년 상반기에 코스피지수가 1,450선까지 내릴 수도 있으나, 이후 1,900선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체력이 강화된다면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그 동안 소외됐던 중소형 개별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그 동안의 부진으로 코스닥 종목의 가격 부담이 크게 해소돼 종목별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개별 종목을 다룬 주요 증권사의 보고서와 테마 관련 이슈를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이 날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시장 상황과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힘입어 내년에 주가 반등이 예상되는 8개 중소형 종목을 선정했는데, 아이피에스와 유니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업체인 아이피에스는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과 매출처 확대로 내년 예상 매출액(1,041억원)이 올해(530억원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19억원에 머물렀던 순이익도 내년에는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합성수지와 식품첨가물 등의 원료인 가성칼륨과 탄산칼륨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생산 능력을 지닌 유니드도 2010년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 업체와의 '치킨 게임'에서 승리해 내년 4,9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데다, 현금성 자산과 토지 등 자산가치가 시가총액의 1.5배에 달해 투자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후성, 휴켐스, 카프로 등 기후변화협약 관련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박양주 연구원은 "이 달 7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이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코펜하겐 회의를 계기로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공조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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