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결국은 외도를 시인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든 언론과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어도 우즈는 부인 몰래 딴 여성에게 곁눈질을 할 '기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가운데 미 CNN 방송은 3일 '프로스포츠 선수 아내의 삶은 동화가 아니다'며 스타선수 아내의 명암을 조명했다.
LA레이크스 등에서 활약한 전 NBA 농구스타 조 크리스핀의 아내 에린은 "좋을 때는 한없이 좋고 나쁠 때는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게 프로선수 아내의 삶"이라며 "사회나 언론의 특별 대우는 양날의 칼이고 그래서 우즈 아내의 심정을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NBA스타인 캐론 버틀러의 아내 안드레아는 "사람들은 우리가 요정 같이 살고 돈이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걸로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프로선수의 결혼생활을 연구하기 위해 스타의 아내 40명을 인터뷰한 오리건 대학 스티븐 오르티즈 교수는 "아내들은 남편의 바깥 생활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며 "남편의 외도에 대한 걱정은 굉장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대학의 크리스티나 베르사리 스포츠 심리학 교수는 "떨어져 있다가 은퇴 후 함께 생활하는 데 적응 못해 결혼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시사주간지 타임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외도를 시인한 우즈의 사과문을 역사에 남을 '10대 사과(Apologies)'의 맨 처음에 올렸다. 타임은 지난 7월 '10대 사과'를 선정했었으나 이번에 급히 우즈를 포함시킨 것. 우즈는 사과문에서 "가족을 실망시켰으며, 내가 저지른 잘못들(transgressions)을 가슴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불륜을 인정한 것이다. 우즈의 고백은 미국 주간지 유에스위클리(US Weekly)가 "31개월간 우즈와 사귀면서 20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제이미 그럽스(24) 인터뷰 기사를 보도한 뒤 나왔다. 우즈가 여러 여성과 관계했다는 주장도 있다. 우즈에게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을 소개했던 스웨덴 출신 프로골퍼 제스퍼 파네빅은 AP에 "엘린이 다음 번에는 3번 아이언이 아니라 드라이버를 사용했으면 한다"며 우즈를 비난했다.
한편 타임이 선정한 '10대 사과'에는 지난 7월 하버드 대 흑인교수를 체포한 경찰을 "어리석다"비난했다가 뒤에 "용어선택을 잘못했다"고 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르윈스키양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깊이 후회한다"고 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베트남 전쟁과 관련, "우리는 아주 잘못했다"고 회고한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 국방장관 등이 포함됐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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