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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전략, 하루도 안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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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전략, 하루도 안돼 '흔들'

입력
2009.12.0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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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새 아프간 전략을 발표한 다음날인 2일 미 행정부의 안보 관련 참모들이 대거 의회를 상대로 한 '전쟁 세일즈'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출구전략의 현실성''전쟁비용 마련 방안''아프간 보안군 개선 문제'등 새 전략의 핵심 내용을 추궁했으나 참모들은 증파의 당위성을 되뇔 뿐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철군시한과 증파 속도가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까지 나와 대통령과 참모 간 손발이 안 맞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원 군사위원회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 등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 수뇌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새 아프간 전략에 대한 청문회를 가졌다. 국방, 국무장관 등이 같은 청문회에 동시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존 매케인 의원이 먼저 새 전략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철군은 2011년 여름 시작된다는 것과, 출구 날짜는 현지사정에 따를 것이라는 말이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게이츠 장관은 "2010년 12월 아프간 상황을 '평가'해 2011년 여름 철군 개시가 가능한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매케인 의원이 다시 "그럼 날짜를 발표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고 재반박하면서 결국 철군 시기는 확정적이지 않고 '현지사정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게이츠 장관은 또 증파가 18~24개월 정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6개월 내 조기 완료될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였다. 이와 함께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게이츠 장관이 예정된 3만 증파 병력의 10%(3,000명)를 백악관의 추가 승인 없이 늘릴 수 있고, 여기에 지원병력 추가가 허락되면 최종 증파병력은 3만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증파 규모도 고무줄이라는 얘기다.

철군시기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진 간 상이한 발언이 나오자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011년 7월'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지상황을 기초로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어정쩡한 성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아프간 보안군의 규모와 전투능력이 18개월 내 급속히 향상될 수 없기 때문에 "현지상황을 근거로"라는 말은 결국 철군 지연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새 전략에 대한 아프간의 반응은 뚜렷이 엇갈렸다. 탈레반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병력을 보내든 상관없이 그들은 늘어나는 아프간 무자헤딘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아프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많은 관(棺)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새 전략은 아프간 치안 능력 성장을 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환영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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