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사진)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이 2일 한진해운을 한진그룹으로부터 분리시켜 '독립 경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간 한진해운이 시아주버니(조양호 회장)가 총수로 있는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적은 있지만, 최 회장이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최 회장은 이날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 출범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는 어떤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되는 문제지, '언제 가서 하겠다'는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주사 전환과 독자 경영에 대해 "시아주버님(조 회장)과는 자주 만나고 이메일도 하는데, 그런 큰 그림에 동의하셨다"고 말하고, '계열 분리가 큰 그림에 포함되느냐'는 물음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는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를 통해 '홀로 서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 자료에는 '한진해운그룹'으로 표기해 독자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두 딸의 경영 수업과 관련해서는 "큰 딸이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집에 머물고 있는데, 가급적 다른 분야에서 일하다가 회사(한진해운)로 들어와 경영에 참여하길 바란다"며 "하지만, 딸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논란이 된 한진해운 자사주 매각과 관련, "재무구조 개선차원에서 국내금융사가 설립한 사모펀드에 판 것으로, 4년 뒤 홀딩스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물류 IT업체)가 다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매각으로 발생한 자사주(3.62%) 의결권이 사실상 한진해운에 남아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최 회장 측의 지분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간 일각에서 최 회장 지분(9.2%)이 조 회장(9.1%)과 비슷해 계열 분리 과정에서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자사주 매각을 통해 이런 의혹이 해소된 셈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둘째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11월 사망한 이후 부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해 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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