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바마 아프간 새전략 발표/ 전쟁 승리-조기 철군 자칫하면 둘 다 놓칠 수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바마 아프간 새전략 발표/ 전쟁 승리-조기 철군 자칫하면 둘 다 놓칠 수도

입력
2009.12.02 23:34
0 0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일 밝힌 새 아프간 전략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만명 증파를 통해 "아프간에서 도망치듯 나와서는 안된다"는 공화당과 보수세력의 '전쟁 승리' 요구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출구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아프간전은 무의미한 전쟁'이라는 민주당 진보파 및 반전단체들의 비판에도 호응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규모 증파와 출구전략을 동시에 내놓은 배경은 그가 "아프간 전쟁은 또 다른 베트남 전쟁이 아니다"고 역설한 데서 잘 드러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아프간 전략의 제시로 아프간전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 8년째인 아프간전 지속기간은 내년 3월이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기간을 넘어선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전여론은 더 고조될 수밖에 없고 부패한 아프간 정권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불만은 반미로 치닫게 될 것이란 점은 베트남전과 흡사한 전개 양상이다. 물론 베트남전 미군 전사자는 5만8,200여명으로 현재까지의 아프간전 전사자 930여명의 60배에 달하고 배치 병력도 베트남전의 경우가 8배나 많았다는 점 등에서는 아직 아프간전을 베트남전에 단순비교 하기는 어렵다.

제2 베트남전화 여부와 오바마 대통령의 승부수 성패는 '2011년 상반기 중 철군'이 현실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3만명 증파는 동시에 '출구전략'인 만큼 철군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증파 역시 명분을 잃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철군이 기대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때문에 일부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출구전략이 2012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장 빨라야 2013년일 것으로 예상됐던 철군 시기를 2011년으로 앞당긴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을 위해 아프간 철군이라는 '도박'을 감행했다고 보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증파는 아프간 보안군에 안보책임을 보다 빠르게 이양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안군이 이를 통해 훈련능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아프간 보안군 훈련이 추가 파병의 주요 목적이지만 아프간 보안군의 치안능력이 미군의 시간표에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회의론의 배경이다.

여기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취약한 정통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정부'라는 카르자이 정부는 매관매직, 아편밀매 등 부패가 극에 달해 탈레반과의 전투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아프간 보안군의 '상태'가 절망적이라는 점이다. 아프간에는 군인 9만명, 경찰 9만3,000명이 있다. 인구가 아프간(3,000만명)보다 적으면서도 치안병력은 60만명에 달하는 이라크와 대비된다. 미군은 이를 보안군 24만명, 경찰력 16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나 그러기에는 철군까지 남은 18개월이 너무 짧다. 아프간 보안군 훈련을 담당하는 한 미군은 "병력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선 훈련의 질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시종 비감했다. 얼굴에서는 여유와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의 결연한 의지에도 불구, 철군까지의 18개월이 오바마의 정치생명을 가를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