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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투탕카멘 앞에 서면 한국어 해설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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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투탕카멘 앞에 서면 한국어 해설 나옵니다"

입력
2009.12.0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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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3대 박물관 작품을 한국어로 감상할 수 있게 된 만큼,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길 기대합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알리는 기념식에 참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겐 이날 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 프랑스 루브르,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이어 대영박물관에서도 우리말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한국어가 아시아권 언어로는 유일하게 세계 3대 박물관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우리말 서비스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은 언어를 세계에 세우는 게 곧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위상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루브르 박물관 서비스를 위해 관장을 직접 만나 설득했고, 구형 해설기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후원도 도맡았을 정도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작년 2월 루브르 박물관을 시작으로 올 6월에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도 작품 설명을 우리말로 들을 수 있게 됐다.

1753년 설립된 대영박물관은 세계에서 매년 6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집트 파라오 석상,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로제타석, 투탕카멘과 같은 세계적 문화유산이 소장돼 있으며, 97년엔 한국관도 문을 열었다. 대영박물관 서비스 역시 조 회장이 주도했다. 한국관이 있는데도 우리말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던 탓이다. 주요 작품 220개에 대해 이뤄지는 해설 원문은 박물관 학술팀이 담당했고, 번역문은 국립국어원이 감수했다. 아울러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음성 녹음은 성우 7명이 맡았다.

대영박물관은 아울러 그간 구형 기기를 이용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만 해설 서비스를 했는데, 이날부터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등 8개 언어를 추가했다.

조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류가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함께 즐기고 감동을 공유함으로써, 소통과 교류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한진그룹이 전세계에 걸쳐 문화 예술 후원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며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후원을 요청하면 적극 검토해, 세계 문화 예술을 한국어로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닐 맥그리거 박물관장은 "한국 문화 축제나 강연, 음악공연 등 박물관에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늘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조 회장, 맥그리거 관장을 비롯해 한승수 전 총리, 유의상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 원용기 주영 한국문화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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