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가 교칙을 위반해 벌점이 쌓인 학생들을 사실상 강제로 해병대 캠프에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고양시 A고교는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교칙을 위반한 3학년 학생 10여명을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민간에서 운영하는 경기 김포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시켰다. 학생들은 캠프 참가비용을 스스로 부담했으며, 기초 유격훈련과 정신교육 등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학생들의 해병대 캠프 참여가 교육적 목적의 극기훈련 체험이라기보다 과도한 징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캠프에 참가를 거부했던 학생 6명은 "캠프 참여가 학생의 의사결정권 등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서를 학교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고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학교 선도규정에 따르면 교내 흡연과 지각, 소란 등의 행위를 한 학생은 모두 54가지 항목에 부여된 1∼3점의 벌점을 받고, 벌점 10점 이상이면 학부모는 담임교사와 상담 뒤 '교칙에 따라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이어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해병대 캠프 등 극기훈련 캠프에 가도록 규정돼 있다.
학교 관계자는 "벌점을 받은 학생들이 해병대 캠프를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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