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5㎞ 가는데 30~40분씩 걸리니, 이게 도로입니까?"
1일 오전 9시께 경기 파주시 광탄면 신산리 56번 국지도 등원 교차로. 파주와 양주를 최단 거리로 잇는 도로여서 하루 평균 1만9,350여대가 이용하는 경기 북부 지역의 주요 횡단 도로다. 출근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화물차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었다. 파주 자유로에서 유입되는 편도 2개 차선과 기존 국지도 2개 차선 등 4개 차로가 갑자기 편도 1개 차로로 합쳐지는 병목현상 때문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등원 교차로에서 약 1km 떨어진 조리읍 덕암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새로 표시하는 작업이 시작되자 점차 차량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때 마침 인근에 화재가 발생, 소방차 3대가 출동해 도로를 점거하자 도로 주변은 소방차와 응급차, 화물차, 승용차들이 뒤엉키면서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파주에서 양주까지 출퇴근하는 진모(36ㆍ파주시 광탄면)씨는 "56번 도로는 통일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모두 이 도로로 몰린다"면서 "벌써 2년째 아침ㆍ저녁으로 꽉 막힌 도로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북부지역을 가로로 잇는 56호 국지도(총 길이 24kmㆍ자유로 문발IC~조리(통일로)~광탄면~법원읍~양주시 남면)가 넘쳐나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왕복 2차선 도로를 4차선 도로로 확ㆍ포장하는 계획을 세웠으니까 벌써 만 4년째 매일 되풀이되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 도로는 토지 보상비가 확보되지 않아 전체 공정률이 1.6%에 불과한 상태다. 국지도의 경우 공사비는 국가에서, 보상비는 광역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데,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 세수부족으로 보상비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멈춰 섰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보상비(1,288억원) 가운데 확보된 돈은 220억원에 불과하다. 당초 목표였던 2012년 11월 개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조리읍 등원리~광탄면 신산리(4㎞)까지 일부 구간만이라도 착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리읍 등원1리 김성기 이장은 "좁은 도로에 대형 덤프트럭과 화물 차량들 때문에 초등학교 아이들이 아찔한 상황에 빠지기 일쑤"라며 "특히 차량들끼리 작은 접촉 사고라도 나면 차량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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