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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외고 교장단 반기…"외고 축소·폐지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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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외고 교장단 반기…"외고 축소·폐지 수용 못해"

입력
2009.12.0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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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외국어고 제도 개선 시안에 대해 전국 사립외고 교장들이 1일'수용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교과부가 시안을 토대로 10일 외고 제도 개선 최종안을 내놓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외고 교사와 학부모들도 외고 개선 최종안 발표를 전후해 반대 집회 등 집단 행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국외고교장장학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이화외고에서 전국 18개 사립외고 교장과 13명의 전직 외고 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총회를 갖고 "외고 제도 개선 시안은 외고에 대한 모욕과 폄하로 가득한 비현실적인 제안들로, 합리성은 물론 현실성도 결여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외고교장협의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원호 서울 대원외고 교장은 "평준화 속에서 국제화와 외국어 수월성 교육을 추구해 온 사립 외고의 존재감을 뒤흔드는 정책을 외고와 협의 없이 진행하는 것은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안을 조장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사립 외고 교장들은 시안에서 제시된 국제고 전환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교장은 "외고가 검증안된 국제고를 따라 가야 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국제고는 시설은 좋을지 모르지만 커리큘럼 등 주요 수업 방식은 모두 외고를 베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총회가 끝난 뒤 ▦검증도 안된 학교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이유 ▦외고가 사교육의 원흉이라면서 12개 공립외고를 설립한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외고 교장들의 '반기' 속에 외고 교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외고가 국제고나 자율형사립고(자율고) 등으로 전환되면 대량 실직이 불가피한 탓이다. 이때문에 일부 외고 교사들은 외고 개선 최종안 내용을 본 뒤 수업 거부 등 집단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 한 사립외고 교사는 "시안이 확정되면 상당수 사립외고 교사들은 당장 일자리 걱정을 할 수밖에 없어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외고가 폐지되면 자녀들의 대학 진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원외고 학부모 장모(52)씨는 "정부가 자율고와 특목고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외고가 탄압 대상이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외고 학부모들은 외고 개선 최종안이 나오기 전인 4일께 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는 외고 측의 집단 반발에 대해 "예상됐던 일"이라며 "시안 내용이 중심이 된 최종안은 예정대로 10일 내놓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외고 교장 긴급 총회에는 12개 공립 외고 교장들은 전원 불참했다. 사립외고 측은 "교과부가 (공립 외고 교장들이 참석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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