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내년 1월 합병을 앞둔 LG그룹의 통신 3사들이 뜻밖의 복병을 만나 내홍을 겪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통신 3사가 합병 결사 반대를 주장하는 LG데이콤 노조의 강력한 반대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3사 노조가 민주노총(LG데이콤)과 한국노총(LG텔레콤, LG파워콤) 소속으로 갈려 합병 후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예고하고 있다.
LG데이콤 노조는 최근 '일방적이고 기습적이며 구성원의 공감대 없는 통신3사 합병을 규탄한다'는 구호를 노조 홈페이지에 내걸고 일부 노조원들이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에 나섰다. LG데이콤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합병의 명분이 약하고 고용 불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통신 3사 합병을 논의한 것은 불과 2개월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준비 작업도 부족했고, 직원들의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LG데이콤 노조원들은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 LG데이콤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가장 길고 평균 연봉이 높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또 다른 LG데이콤 노조 관계자는 "통합이 되고 나면 연봉이 낮은 쪽에 맞춰 인위적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LG 통신 3사 노조의 색깔이 모두 다른 점도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LG데이콤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며 LG파워콤 노조와 10월에 결성돼 1개월을 갓 넘긴 LG텔레콤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이다. 강성인 LG데이콤에 비해 LG텔레콤과 LG파워콤이 합병 반대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 3사 노조가 의견 통일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극단적으로 대립할 경우 대기업 최초의 복수 노조가 될 가능성도 높다.
LG데이콤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내년 1월 합병을 순탄하게 이끌어 갈 방침이다. LG데이콤측은 "노조에서도 합병의 이유를 알기 때문에 대세를 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