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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옹녀 이야기' 누가 그녀를 음녀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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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옹녀 이야기' 누가 그녀를 음녀라 하나

입력
2009.12.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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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음녀(淫女)의 상징으로 치부하기 일쑤인 옹녀는 지독하게 남성중심적인 성적 판타지가 만들어낸 허구다. 프로덕션쾌의 '옹녀 이야기'는 판소리 '변강쇠전'을 근거로 옹녀를 팜므 파탈이라는 이미지에서 건져내 강한 여성성의 상징으로 되살려낸다. '밝히기만 하는 계집'이 신재효의 판소리 열두마당 중 '변강쇠전'이라는 정본에 의해 적극적 여성상으로 거듭난다.

연극은 변강쇠가 죽은 뒤 상을 치러주고 자취를 감춘 옹녀를 찾아 나서는 다섯 유랑자의 행적을 쫓아간다. 옹녀를 찾아 욕망을 채우려는 욕심에만 혈안이 돼 있던 이들이 옹녀를 진정으로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다양한 탈, 인형, 성적으로 과장된 여러 오브제 등 소도구들이 무대의 생동감을 더한다. 또 옹녀의 삶을 어린 시절, 성장기, 변강쇠와 살던 시기, 환생 후 등 네 시기로 나누어 인형과 사람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는 설정이다. 거지, 마부, 박수, 파계승, 소경 등 다섯 명의 유랑자들은 기독교, 샤머니즘, 불교 등 종교를 상징하기도 한다. 배우와 해설자를 오가며 재담을 늘어놓는 이들로 인해 무대는 활력이 넘친다. 타악 라이브 연주는 무대를 죄었다 풀었다 한다.

이 무대는 프로덕션쾌의 '우리 문화 콘텐츠 만들기' 프로젝트 두번째 작품으로, 올해 서울문화재단의 공연 활성화를 위한 창작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관객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간의 이 공연에 대한 평은 무대에 투입된 정성의 깊이를 알려준다. 배강달 작, 김무성 연출, 곽근아 고기혁 등 출연. 3~27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 화~금 오후 8시, 토 3시 7시, 일 3시. (02)575-6538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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