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면접을 불과 이틀 앞둔 1일 유력후보로 꼽히던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돌연 면접 불참을 선언했다.
또 다른 후보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도 면접 불참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예정대로 면접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유일하게 후보로 남은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면접에 응할 지) 결정된 바 없다"며 사태 관망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 날 오후 "회장 공모 일정이 너무 촉박하고,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돼 3일 인터뷰에는 응할 수 없으며, 후보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한 경쟁이 되기 위해서는 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강 행장이 대행에서 물러났어야 한다"며 "강 행장은 몇 년씩 은행장을 하고 있는데 별다른 대비 없이 촉박한 일정에 맞추는 다른 후보들은 공정하게 경쟁을 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오후 7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면접 불참'을 선언했다. 이 사장은 "지난달 회추위의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고 그 동안 KB금융의 최근 경영내용, 지배구조, 특히 회추위 내용 등 제반사항에 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3일 인터뷰 참석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후보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강 행장 단독으로 면접이 이뤄진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지원을 철회하거나 사퇴할 의사는 없으며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면접 일정이 조정된다면 면접에 응할 생각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두 후보 모두가 급한 일정과 불공정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회추위는 강하게 반박했다.
조담 회추위 위원장은 "선임 절차가 투명,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KB지주 안팎에서 다 인정하는 일"이라며 "인터뷰는 일정대로 단독으로라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 행장 측은 이에 대해 "면접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갑작스런 사태를 두고 '회장 공모에 대한 후보 본인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향후 회장 공모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 행장이 후보로 선임되려면 회추위 9명 가운데 3분의 2(6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지난달 20일 회추위가 당초 공모 후보 중 최종으로 4명의 후보로 압축한 이후 KB지주 회장 경쟁은 강 행장과 이 사장의 사실상 2파전으로 전개돼 왔다.
두 후보는 각자 검증된 은행 경영능력(강 행장)과 화려하고 다양한 금융 경력(이 사장)을 앞세워 최근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을 벌여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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