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을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희망근로사업'이 어제로 마무리됐다. 6월부터 전국적으로 25만여 가구가 근로의 대가로 월 80여만원씩 받아 어려움을 일부나마 메워왔다. 연말까지 일부 잔업(殘業) 수준의 사업이 계속되겠지만 대상자들 대부분이 다시 실업 상태에 들어설 것이다.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제2차 희망근로사업을 실시키로 했으나 그 규모는 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희망근로사업은 시작부터 이런저런 문제점이 제기됐고, 시행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불거졌다. 대상자 선정과 사업의 타당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있었고, 기존의 공공근로와 중복되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있었다. 주민들의 궁핍한 사정이 지자체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될 여지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핍박이 심했던 지난 6개월 동안 대다수 저소득층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진정한 '희망'을 일궈나간 사례도 적지 않다. 방과후 공부방의 교사로 나서 저소득층 자녀의 학습을 돕고, 독거노인 보조원이나 경로당 도우미로 일하거나 학교 급식지원, 환경 생태복원 등에도 일손을 보탰다. 사회적 수혜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스스로 시혜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람은 더욱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외에서의 희망근로가 사라질 것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이러한 손길이 필요한 곳은 더욱 많아질 터이다.
최근의 각종 지표는 우리 경제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와 함께 경기부양책에 신중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근로사업은 저소득층 지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기에 한시적이나마 그대로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대상자와 사업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면서 제2차 사업을 약속한 것은 다행이다. 이와는 별도로 각 지자체들이 그 동안의 희망근로사업 가운데 의미 있는 일을 선정하여 상설화한다거나, 일용직 근로자들을 유사한 공공사업에 전환시켜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희망을 주고, 그 속에서 사회의 희망을 키워나가는 지혜를 모아보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