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30일 새해 예산안 심사 지연과 관련한 또 하나의 '신기록'을 세웠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관장 회의에서 "역대 예산안 처리 과정을 살펴보니 각 상임위에서 예산결산특위로 예산안이 가장 늦게 넘어갔던 것이 2001년 11월30일"이라며 "오늘을 넘기면 이 기록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실제 이날 밤까지 상임위 별 예산안 심의ㆍ처리 절차를 끝내지 못함으로써 또 하나의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김 의장은 여야의 조속한 예산 심의를 요구하면서 "국회의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2일)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예결특위가 가동도 되지 않는 것은 국민에게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국회의 임무 방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지금 국회에서 일 하는 곳은 예산안 심사를 지원하는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사무처 관련 부서와 국회의원 보좌관들 뿐인 것 같다"며 여야 의원들의 책임 방기를 꼬집었다.
4대강 예산과 관련한 대치 때문에 예산안 심사를 지연시켜 온 여야는 2일에서야 예결특위의 예산안 공청회를 열고 3일부터 예결특위 예산안 심사 일정을 협의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회가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 됐다. 2000년 이후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기국회 회기를 단축했던 2002년 한 번 뿐이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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