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신청사 부지에서 조선시대의 화포(火砲) 등 철제 무기류와 건물지(建物址ㆍ건물이 있던 흔적)가 발견됐다.
서울시는 지하층 골조공사를 위해 흙 파기 작업을 하던 중 옛 서울시청 주차장 부지에서 화포와 소총통(화약류를 담는 통), 장군전(쇠붙이로 만든 화살)의 날개와 촉, 철환(둥근 쇳덩이) 등을 발견해 현재 고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화포는 포탄을 화포 뒤쪽에서 장전한 뒤 손으로 불씨를 점화해 발사하는, 조선시대의 불랑기자포(佛狼機子砲ㆍ보물 861호)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밖에 곡물이나 물 등을 저장하던 '대옹'과 도자기 조각 등도 출토됐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하천 석축과 건물지, 유구(遺構) 등도 함께 발굴됐다.
시는 조선시대 무기류와 건물지 등이 발견됨에 따라 시청사 부지 중 일부가 조선시대 군기시(軍器寺)의 부속시설이 있던 곳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금의 프레스센터 빌딩 터에 있던 군기시는 조선시대 병기(兵器) 제조를 관장하던 관청이다.
시 관계자는 "신청사 부지 중 91% 가량은 1926년 경성부청사를 포함해 수많은 시설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지반이 훼손된 상태로 문화재 발굴을 기대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지층이 훼손되지 않은 나머지 9% 부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발굴 조사를 마무리한 뒤 전체 지하층 골조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문화재위원회의 자문 결과에 따라 중요 유물ㆍ유구는 건립 중인 신청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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