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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신세계/ 총괄대표이사 내정…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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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신세계/ 총괄대표이사 내정…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

입력
2009.12.0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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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 정용진(41)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신세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정 부회장에게 물려주고 회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백화점 부문 대표이사로는 센텀시티점장인 박건현(53) 부사장이, 이마트 부문 대표이사에는 ㈜신세계푸드 최병렬(60) 대표이사가 각각 내정됐다.

이와 함께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백화점부문 정일채 부사장이, ㈜조선호텔 베이커리 대표이사에는 신세계 경영지원실 배재봉 상무가 각각 선임됐다. 신세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12월 1일자로 단행했다.

▦오너 3세 경영 체제 구축

이번 신세계 정기 임원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오너 경영 체제의 공식 출범이다. 1995년 12월 전략기획실 이사로 신세계에 입사한 정 부회장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까닭이다.

그는 기획조정실 상무와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2006년부터는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맡아 왔지만 실제 역할은 그룹에 경영 조언을 전하는 정도에 그쳤다. 공식 보직을 맡아 등기임원에 등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아버지인 정재은(70) 명예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지분7.32%를 갖고 있다. 17.3%의 지분을 보유한 어머니 이명희(66)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2007년엔 정 명예회장에게서 받은 주식의 증여세로 사상 최대 규모인 37만7,400주(당시 시가 약 2,000억원)를 납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학서 부회장은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총괄 대표이사 자리를 내 줘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셈이 됐다. 신세계그룹이 1997년 삼성에서 공식 분리된 이후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접고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과 더불어 주요 백화점 3사가 오너 2ㆍ3세 경영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37) 조선호텔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오너 체제에 힘을 보탰다.

구 부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정 부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게 되며, 백화점 부문 석강 대표와 이마트 부문 이경상 대표는 3년간 상임 고문으로 정 부회장의 경영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정용진호의 향방은

정 부회장은 올 들어 주요 경영진 배석 없이 공개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대외활동의 폭을 넓혀 업계에서는 그가 조만간 경영 최전선에 나서리라는 추측이 일었다.

특히 평소 '글로벌 유통 톱10' 진입을 위한 해외 사업과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을 강조해 온 그가 총괄대표에 내정됨으로써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경영 기조에는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의 총괄 대표이사로 신세계그룹의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해외 M&A나 이마트 가격경쟁 등과 관련해서는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 부회장 세대가 그룹 계열사의 틀을 짜는 일을 마쳤다면 정 부회장 체제는 대형마트의 상품력 강화와 백화점의 서비스 차별화를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과업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번 신세계 인사는 대폭적인 조직 개편의 양상을 띠고 있다. 회장 1명, 대표이사 내정자 5명, 부사장급 8명을 포함한 승진 48명, 업무위촉 변경 17명 등 모두 65명 규모다. 경영진이 거의 새롭게 꾸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부문에선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고객서비스 본부를 신설, 마케팅에서 고객서비스에 이르는 대고객 관련 업무를 일원화했다.

이마트 부문에선 상품본부와 상품개발본부를 식품과 비식품본부 체제로 재편, 각 본부가 상품 매입과 상품 개발을 함께 맡도록 했다. 분야별 전문성과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해 상품 경쟁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한편 신세계측은 "이번 인사의 배경은 윤리경영 10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확고한 인재를 대거 발탁함으로써 향후 회사의 비전과 경영목표 달성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며 "이번 정기인사에서 내정된 대표이사들은 내년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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