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을 모색하던 국내 증시가 지난 주 '두바이 쇼크'로 휘청거리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주요 증권사의 전망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두바이 쇼크'이전까지만 해도 12월 코스피지수의 1,650선 회복을 기대했던 증권사 중 상당수가 다시 눈높이를 낮췄으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산타는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30일 내놓은 시황자료에서 "과도한 비관론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추가 부실에 대한 시장 우려가 존재하고 두바이 쇼크에 대한 초기 반응이 무척 격했기 때문에 조심스런 대응이 필요하다"며 '연말 랠리'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NH투자증권도 "두바이 변수보다도 최근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 이하로 내려가는 등 전반적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이 더 문제"라고 밝혔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등 경기 회복을 이끌었던 금융지표의 둔화세가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당초 기대했던 긍정적 신호가 사라지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연말 장세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강현철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의 여파로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1,600선 초반 수준에서만 제한적으로 매매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미국 경제가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두바이 쇼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향후 3개월간 예상 지수 범위로 1,480~1,670선을 제시했다.
'미니 랠리'는 가능하다
한양증권은 본격적 상승세는 힘들지만 변동성 축소와 맞물려 '미니 랠리' 수준의 주가 반등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김지형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선진국 대비 25~30% 가량 할인될 정도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라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여전한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또 12월 예상 코스피지수를 1,550∼1,680포인트로 제시하는 한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유통 업종 및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의 투자를 주문했다.
대신증권은 "두바이 사태와 매수 주체 부재로 12월 초순까지는 부진한 모습이 예상되지만 시장의 전반적 상승 추세는 끊기지 않을 것이며 그 탄력은 연말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코스피가 최대 1,63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재식 선임연구원은 "미국 중국의 경기 회복세와 달러 약세를 감안하면 은행, 건설 등 내수 업종과 중국 관련 업종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도 "두바이 사태로 인한 급락은 절호의 매수 기회"라며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두바이 채무 규모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또 주가 폭락으로 한국 증시의 PER이 9.58배 수준까지 내려가 저가 메리트가 부각된 점도 지수 반등의 요인으로 꼽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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