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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슬람 첨탑 금지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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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슬람 첨탑 금지 파문 확산

입력
2009.12.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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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상징인 첨탑(Minaret) 건설을 스위스 국내에서 금지하는 국민투표 안건이 29일 가결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일고 있다. 스위스 내에서도 이슬람권의 '역풍'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005년 한 덴마크 신문이 예언자 마호메트를 테러리스트로 풍자한 만평을 게재한 뒤 이슬람 국가들이 대대적인 덴마크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전례처럼 스위스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첨탑은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꼭대기에 놓이는 뾰족탑으로 하루 다섯 차례 예배 시각을 알리는 기능을 하며, 광탑(光塔)으로도 불린다.

30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극우파인 스위스국민당(SVP)이 주도해 발의한 첨탑건설 금지안에 대해 스위스 유권자 57.5%가 찬성했으며, 26개 주(칸톤)중 22곳에서 찬성표가 우세했다. 이에 따라 신규 첨탑 건설을 금지하는 조항이 스위스 헌법에 추가된다. 제네바 1곳, 취리히 3곳 등 4개의 기존 첨탑은 그대로 보존된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건설도 제한되지 않는다.

국민투표 결의를 주도한 스위스 국민당 등 우파는 첨탑이 "단순히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이슬람 세력의 힘과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과시"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스위스 국내 언론들은 국민투표 결과를 1면 기사로 보도하면서 우려를 제기했다. 지역 일간지 라 리베르타는 이번 국민투표를 "민주주의의 사치"라고 평했고, 전체 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이슬람 수출에 타격을 예상하는 보도도 줄을 이었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무슬림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알리 고마 이집트 최고 이슬람법학자는 "첨탑건설 금지안 가결은 전세계 무슬림에 대한 모욕이며 신념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AP에 말했다. 유엔 인권위원회,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는 물론 로마 교황청까지 성명을 내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이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인접국인 오스트리아에서도 자유당 등 우파 정당들이 첨탑 건설 금지법안을 만들자는 주장을 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양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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