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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로 얼룩진 컨테이너 기지/ 의왕 등 철도 운송률 절반이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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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로 얼룩진 컨테이너 기지/ 의왕 등 철도 운송률 절반이하로…

입력
2009.12.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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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의 총파업 5일째인 30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이동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

제1터미널과 2터미널 야적장에는 미처 처리되지 못한 컨테이너들이 4,5단 높이로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출입구에는 화물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섰다. 파업으로 철도 운송이 어렵자 육로 수송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화물차량 투입에도 한계는 있다. 수도권 최대 화물기지인 의왕ICD는 하루 평균 컨테이너 1,100여개를 처리하고, 이 가운데 철도 운송률은 약 62%다. 그런데 철도노조 파업 이후 대체인력으로 겨우 충당하면서 운송률은 절반 이하인 46%까지 떨어졌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장거리 육로 운송과 대체인력들의 고군분투도 곧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의왕ICD측은 "대체 운송을 위해 620여대의 화물차량을 투입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이마저 도움이 안돼 타격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물류업체인 A사 관계자는 "일부는 육로로, 나머지는 어제와 오늘 화물열차로 거의 다 내려보냈지만 연말이라 금방 또 쌓일 것이 분명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국 화물차주 1만5,000여명으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이날부터 대체수송을 거부하기로 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는 이날 화물열차를 평시(267회)의 26% 수준인 68회로 늘려 신규 수출입 컨테이너와 석탄, 시멘트, 철강, 유류 등 산업용과 서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화물을 중점 수송했다.

그러나 아직 정상 수준에는 한참 못 미쳐, 일부 산업현장은 가동축소 위기에 몰리고 있다. 수출입 화물이 몰린 부산항의 경우 철로 수송이 막힌 화주들이 선적날짜를 맞추기 위해 육상수송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구하느라 웃돈까지 제시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원과 충북의 시멘트 공장들은 시멘트를 제 때 실어보내지 못해 재고량이 쌓이면서 보관 장소가 부족해짐에 따라 가동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무연탄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제천 아세아시멘트의 한 직원은 "60% 이상 의존했던 철도 수송이 거의 끊기면서 재고량이 산더미"라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보관 장소가 모자라 생산량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여객열차의 운행도 차질이 계속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운행률은 60% 안팎에 머물렀다. KTX와 수도권 전철, 통근형 열차 등은 대체인력이 투입됐지만 일부 기관사의 운전 미숙 등으로 운행 지연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검찰과 경찰은 코레일 측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한 188명 중 김기태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집행부 15명에 대해 이날 오후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춘천=곽영승기자 yskwak@hk.co.kr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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