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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회복기 강타하는 두바이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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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회복기 강타하는 두바이발 충격

입력
2009.11.2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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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을 선언했다는 소식에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유럽 주요 증시가 3% 이상 폭락했고, 국내 증시에도 불똥이 튀어 이틀 새 코스피지수가 9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이번 사태가 예사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그간 금융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클레이즈 등 유럽 은행들이 400억달러의 채권 손실 위험에 처했다는 점이다. 리먼 사태로 미국 금융기관들이 초토화했듯이, 유럽 은행들이 제2 금융위기의 진앙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두바이의 위기는 인접 중동 국가의 금융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벌써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이 소유한 GIB은행이 달러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등 두바이발 금융 충격이 걸프만으로 전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월드의 부채 규모는 590억달러로, 두바이 전체 부채 800억달러의 75%에 이른다. 사실상 두바이 경제가 붕괴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규모 차입을 통한 투자로 고속성장을 질주해온 두바이의 성공신화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다행히 국내 업체들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바이월드 관련 공사를 진행 중인 국내 업체는 삼성물산 한 곳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의 거품 붕괴가 1~2년 전부터 예견돼온 만큼 글로벌 경제를 다시 위기에 빠뜨릴 만한 파괴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동지역 전반으로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확산된다면 회복세를 보여온 세계 및 국내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요즘 주요 선진국 경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주택 착공건수가 급감하는 등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 우려가 높아지고, 일본 정부는 8년 만에 디플레이션을 선언했다. KDI 등 연구기관들이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주변 환경을 보면 잠재적 악재가 잔뜩 도사린 형국이다. 경제주체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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