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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에 의한 장미란을 위한 '금빛 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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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에 의한 장미란을 위한 '금빛 새역사'

입력
2009.11.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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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에서 흘린 눈물은 독주를 위한 액땜이었다. 여자역도 최중량급(75㎏ 이상급)에 출전한 장미란은 합계 302.5㎏을 든 뒤 금메달을 기다렸다. 중국의 탕공훙이 용상 3차 시기에서 역전에 실패하면 금메달은 장미란의 몫. 그러나 바벨을 들어올린 뒤 정지에 실패한 탕공훙은 실격 대신 합격 판정을 받았다. 장미란은 여자역도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을 따고도 모호한 판정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절치부심한 장미란의 대반격은 이듬해부터. 중국에 진 빚을 갚고도 남았다. 장미란은 2005년 도하, 2006년 산토도밍고, 2007년 치앙마이세계선수권에서 잇따라 중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3번 모두 무솽솽(중국)과 같은 무게를 들고도 체중이 덜 나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급기야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최중량급 출전을 포기했고 장미란은 합계 326㎏(인상 140㎏ 용상 186㎏)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로 4년 전의 한을 풀었다.

28일 경기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는 오로지 장미란을 위한 무대였다. 장미란은 인상에서 136㎏으로 은메달을 확보한 뒤 용상에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보다 1㎏ 무거운 187㎏을 들어올렸다. 용상 금메달과 합계(323㎏) 금메달.

여자역도 사상 3번째로 세계선수권 4연패 금자탑을 쌓은 장미란은 5년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기록도 남겼다. 중국은 무솽솽 대신 신예 멍쑤핑(20)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멍쑤핑은 합계 296㎏으로 3위에 머물렀다.

도전이 아닌 지키는 입장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극복하고 대기록을 작성한 장미란. 그는 다시 출발점에 섰다. 내년 11월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멀게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역도 2연패는 국내에서 누구도 다가서지 못한 미지의 영역.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우승 직후 4년 뒤도 노리겠다고 말한 일을 기억한다"면서 "경쟁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언제나 내 기록만 뛰어넘는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미란은 대회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베스트 리프터(Best Lifter)'로 선정됐다. 한국 역도 사상 세계선수권 대회 베스트 리프터로 뽑히기는 장미란이 처음이다.

고양=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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