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효소를 섞어 만든 가짜 벌꿀 수천톤이 시중에 유통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안상돈)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양봉업자 정모씨와 식품업자 김모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1~2008년 설탕에 효소 '인베르타아제'를 섞어 만든 가짜 벌꿀 4,700톤을 4개 식품업체들에 납품한 혐의다. 정씨가 이들 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78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씨는 4~8톤 용량의 대형 용기 7개에 지하수를 채운 뒤 설탕 300㎏당 인베르타아제 1.5㎏를 혼합해 넣고 30도의 온도로 한달 정도 숙성시켜 가짜 벌꿀을 만들었다. 인베르타아제는 식품 첨가용 효소지만 정씨가 사용한 것은 의료연구용 시약으로 수입된 제품이라 인체 유해성 여부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씨 등 식품업자 4명은 정씨로부터 납품받은 가짜 벌꿀을 진짜 벌꿀과 혼합한 뒤 진짜 벌꿀인 것처럼 속여 100여개 업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종 변경 및 아카시아 나무의 감소 등으로 인해 벌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가짜 벌꿀 생산이 쉽게 근절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관련 부처에 인베르타아제를 중점 관리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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