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영건설사인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엄) 선언 후폭풍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로 빠졌다. 우리나라도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75.02포인트(4.69%) 폭락, 1,524.5로 장을 마쳤다. 일일 하락폭으로는 올 들어 최대이자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6일(-89.28포인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두바이 사태가 터진 후 이틀 간 하락폭만 90포인트에 가깝다. 코스닥지수도 22.15포인트(4.67%) 급락하면서 451.67까지 주저앉았다.
투자심리 급랭에 불을 당긴 것은 간밤 유럽 증시의 3% 넘는 폭락. 두바이에 투자한 유럽 주요 은행들이 최대 400억달러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번 사태가 유럽을 통해 전세계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장악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000억원, 선물에서 1조4,000억원 등 이날 하루만 1조6,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투매를 주도했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36%), 일본 닛케이지수(-3.22%), 대만 가권지수(-3.21%) 등 2~3%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원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20원 넘게 급등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20.2원 급등한 1,175.5원에 거래를 마쳐 이달 5일(1,179.80원) 이후 처음으로 1,170원대에 올라섰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채권가격은 급등(채권금리 급락), 3년만기 국고채 금리(연 4.05%)가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우리 경제와 두바이의 직접 연관성이 적은 만큼 직접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여전히 불안한 세계 경제에 이번 사태가 제2의 신용경색을 불러오지 않을 지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두바이발 악재가 유사한 중동계 부실로 확산되고 유럽 등 다른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