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곳의 국제고 입학전형이 이르면 내년부터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영어 듣기평가는 합격 또는 불합격 여부만 가리게되고, 일부 국제고의 변형된 지필고사도 엄격히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29일 "외국어고 제도 개선과 맞물려 국제고도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인을 없애는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다음 달 10일 발표될 고교 체제 개편안에 국제고 전형 개선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고 전형이 손질될 경우 영어 듣기평가는 합격 또는 불합격 여부만 가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고 처럼 국제고도 영어 듣기평가 비중이 크면 사교육비가 과도하게 들기 마련"이라며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영어 듣기평가는 점수는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합격 또는 불합격 여부만 판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국제고 등 일부 국제고는 지금도 영어 듣기평가를 이런 식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영어 듣기평가 비중이 높은 학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또 일부 국제고가 심층면접 등을 통해 특정 교과목의 지식을 묻는 사실상의 지필고사를 치르고 있다고 보고 이를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영어 인터뷰 외에도 특정 과목의 지식을 물어보는 식이어서 사교육비 유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게 교과부 판단이다.
교과부는 특히 국제고 신입생 선발 방식도 내년에 문을 여는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처럼 추첨을 통해 뽑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경우 '국제ㆍ세계화를 선도하는 인문ㆍ사회계열 인재 양성'이라는 국제고 설립 취지에 반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이와함께 최근 전형을 실시한 자율형사립고 중 일부가 현행 법령이 금지하고 있는 지필고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검토키로 했다. 일부 자율고는 수학 과학 등 특정 교과목의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를 출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영진(민주당) 의원은 이날 외고는 물론 국제고와 국제중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키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 의원 측은 "이번 주 안으로 특수목적고인 외고와 국제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고, 국제중이 포함된 특성화중은 과학ㆍ예술ㆍ체육계열 및 인성교육 등 체험위주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중학교만 지정 고시토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되면 외고와 국제고는 특목고 지정이 취소돼 일반고로 전환되고, 국제중도 폐지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