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잠실실내체육관. 삼성은 테렌스 레더의 버저비터로 82-80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삼성 쪽에 유리하게 적용된 판정이 논란을 낳았기 때문이다. 종료 12.7초 전, 1점차로 뒤지던 SK는 삼성의 반칙으로 기회를 잡았다.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얻는 게 맞지만 판정은 자유투 2개로 나왔고 이후 공격권을 쥔 삼성이 승리를 낚았다. SK는 경기 후 재경기를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7일 같은 장소. 삼성이 화끈한 승리로 찜찜한 뒷맛을 씻어냈다. 삼성은 2009~10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SK전서 88-59로 크게 이겼다. '서울라이벌'과의 상대전적에서 2전 전승을 기록한 6위 삼성은 9승(7패)째를 수확했다. 선두 모비스(12승5패)와의 승차도 2.5경기로 좁히면서 상위권 도약을 바짝 앞당겼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독감으로 입원, 안준호 감독의 걱정이 컸으나 삼성의 막강 가드진은 빈틈이 없었다. 이정석(13점 5어시스트)과 강혁(2점 6어시스트)이 레더와 이승준에게 밥숟가락을 배달했다. 레더는 22점 8리바운드, 이승준은 19점 8리바운드로 SK 진영을 들쑤셨다.
방성윤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돌아온 김민수(6점 2리바운드)도 100% 컨디션과 거리가 먼 7위 SK는 6연패 늪에 빠졌다. 주희정(7점 1어시스트)마저 3쿼터 초반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났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수차는 벌어지기만 했다. '부상병동' SK는 이날 턴오버를 24개(삼성 17개)나 저질렀다. 7승11패로 8위 오리온스에도 1경기차로 쫓기는 신세.
인천에서는 KCC가 전자랜드를 79-67로 제압, 3연승을 달렸다. 11승7패가 된 KCC는 5위에서 공동 4위(LG)로 올라섰다. 최하위 전자랜드는 15패(3승)째를 떠안았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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