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흔히 주변인이라고 부른다. 어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린이도 아닌. 21세기 한국의 청소년은 특히나 어정쩡한 존재다. 공부에 내몰린 채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둘 수도 없고 두지도 않는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출판이 지지부진한 것은 그 때문이다. 최근 일부 출판사가 청소년 출판에 공력을 기울이지만 성인 출판, 어린이 출판과 비교하면 아직 뒤쳐진다. 한국 작가의 작품은 특히나 보기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 청소년소설 몇 편이 동시에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 , 이은의 <스쿠터걸> , 이경혜 등의 <그 순간 너는> , 남찬숙의 <누구야, 너는?> 등이 그것이다. 한국 작가의 청소년소설이 한꺼번에 나온 것은 매우 오랜만이다. 이들보다 앞서 김 연의 <나의 얼토당토 않은 엄마> 도 나왔다. 나의> 누구야,> 그> 스쿠터걸> 우아한>
이들 소설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청소년 대상 창작물의 출판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소년 저작 발굴 및 출판 지원' 사업을 신설했는데 <스쿠터걸> 은 그 첫 당선작 가운데 하나다. "청소년에 대한 작가의 세심한 관찰과 애정이 시의성의 한계를 넘어 보편적 진실과 감동을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았다. <우아한 거짓말> <누구야, 너는?> 등은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다. 기성 세대와 마찬가지로 청소년 역시 심각한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들 작품은 그들의 눈으로 청소년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이제 한국 청소년소설의 소재와 주제가 제법 두터워진 것을 알 수 있다. 누구야,> 우아한> 스쿠터걸>
물론 성인 독자의 눈으로 보면 웬만한 청소년 문학에서 약간의 도식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주제, 소재, 내용 전개 방식 등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외국의 청소년소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한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이 책을 읽느냐는 것이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 청소년들은 책 한 권 마음 편히 읽지 못한다. 공부에 치이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혹시 시간이 나더라도 책을 들기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이번에 나온 소설들이 약간이나마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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