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모저모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밤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단호함과 감성적인 접근을 동시에 보여줬다.
우선 정국의 핵심현안으로 부상한 세종시 수정 추진과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선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종시의 경우 수정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비교적 솔직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사과했지만, "행정부처가 아니라 기업이 가야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등 수정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개인적으로는 불리하지만 역사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뜻은 매우 순수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종시 관련 토론에선 세종시 수정을 결사 반대하고 있는 유한식 충남 연기군수를 현장 연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기군청 앞에 모여있던 일부 군민은 유 군수의 뒤에서 피켓을 들고 '세종시 수정 반대'를 외쳤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얘기할 때는 목소리도 높아졌고 표정도 훨씬 단호해졌다. 참여정부에서 10년간 87조원이 소요되는 홍수피해 방지 대책을 수립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 때는 반대 안하더니 내가 20조원 들인다고 하니 반대한다"며 비판론에 대한 불편한 심정도 내비쳤다.
이에 비해 국민패널들이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책, 대학생 등록금 융자 정책, 일자리 정책 등 민생현안들과 관련해 질문할 때는 감성적이고 차분하게 접근했다. 붕어빵을 파는 할머니와 나눈 대화, 자신이 중소기업에 입사했던 얘기 등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쟁점 현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 내용이 대부분 기존 정부 입장과 대동소이했고, 패널들과의 질의ㆍ응답 과정에서도 추가 질의나 반박이 이어지지 않아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
이날 대화는 권재홍 MBC 앵커와 김경란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밤 10시부터 예정시간을 30여분간 넘겨 진행됐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연희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등이 전문가 패널로 나섰고, 계층ㆍ연령ㆍ성ㆍ지역별 대표성을 고려해 100명의 방청객이 선정됐다. 탤런트 선우용녀씨와 방송인 오영실씨, 가수 박현빈씨도 토론에 참여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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