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 주도권 경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10월 재보선 승리 이후 체제를 공고히 하는 정세균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이를 견제하려는 비주류 사이에 갈등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지부진한 야권 통합 작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민주당 중심의 야권대통합을 성사시키겠다며 '통합과 혁신위원회'를 발족했지만 몇 달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주류 그룹에선 "당권파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에 통합 작업에 진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권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비주류측의 한 인사는 "친노세력의 국민참여당 추진 등으로 야권이 분열한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리는 방식으로 이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정 대표는 말로만 '통합'을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정동영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은데도 이를 미루는 지도부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신건 유성엽 등 호남 무소속 의원 3인방이 28일 호남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대규모 단합대회를 갖는 것도 이런 불만 기류의 직접 표출로 볼 수 있다.
동교동계 핵심 인사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27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름은 민주당이지만 실질적 구성을 보면 과거에 실패한 열린우리당 일색"이라고 민주당을 정면 비판했다. 구 민주계로 분류되는 한 전 대표는 지난 9월 복당 이후 상임고문을 맡아 조용한 행보를 보였으나, 이번에 작심하고 당권파를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 움직임에는 공통적으로 지방선거 공천권을 갖고 있는 정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정 대표측 관계자는 "국민참여당과 통합이 안 되는 것은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 아니고, 정동영 의원 복당도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4대강, 세종시 문제 등 워낙 현안이 많았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뒤 야권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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