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기대보다 실망이 큰 대화였고, 국민을 상대로 한 일방적 통보에 그쳤다"고 깎아 내렸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밤 12시 심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종시 수정입장을 공식화한 이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정 대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에 대해 해결책이나 대안 제시가 전혀 없는 일방적 백지화 시도를 드러내 국민의 납득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소중한 가치에 대한 철학이 전혀 없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이 대운하의 전 단계임을 실토하는 얘기를 했다"며 "4대강 사업이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국책사업이라는 근거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밤 10시 긴급의총을 개최한 자유선진당은 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의하고 이회창 총재에게 일임했다. 이 총재를 특별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편견에 사로잡힌 채로 세종시 원안 수정을 강행한다면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을 심화시켜 돌이킬 수 없는 국가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 "할 말을 이미 다 했고,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친박계 대변인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전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러 가지 국정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서 나라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희망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됐다"(조해진 대변인)고 긍정 평가했다.
장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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