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정치권의 계파정치에 대해 작심한 듯 쓴 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계파정치의 폐해를 언급하며 해방정국 당시 남로당의 행태로 비유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당내 중도개혁 성향의 의원들이 '중도실용과 정치개혁을 논한다'는 주제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우리 국회의원에게 최고의 찬사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며 "국회의원의 독립성과 정파 또는 계파의 구성원이 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4대강과 세종시 같은 현안에서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정파적, 계파적으로 입장이 엇갈려 걱정스럽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왜 국회의원 299명이나 있는지 질문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정 대표는 계파∙정파정치로 국회가 국가적 아젠다를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해방후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탁통치를 결정하자 남로당은 처음엔 반대를 하다 소련의 지시 후 일시에 찬탁으로 돌아섰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회는 안 보이고 정당과 계파만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며 "정파와 계파 문제를 제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정 대표는 계파 정치를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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