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를 다 떼고도 이겼다. '초보 사령탑'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남 일화가 2010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성남은 25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성남은 정규리그 1위 전북 현대와 2위 포항 스틸러스, FA 컵 우승팀 수원 삼성에 이어 내년 아시아 정상 도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사령탑은 물론 주축 수비수 결장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한 성남의 투혼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성남은 신태용 감독이 인천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퇴장을 당해 이날 벤치에 앉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무전기를 통해 작전을 지시했고, 중앙 수비수 사샤와 조병국도 인천전에서 레드 카드를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신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박우현과 전광진을 포백 라인의 중심에 세우는 '긴급 처방'으로 전남에 맞섰다.
전남은 성남에 비해 하루 더 쉬었고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어 성남보다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투지를 앞세운 성남이 경기 주도권을 틀어 잡았다.
라돈치치와 조동건, 몰리나의 삼각 편대를 앞세운 성남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을 파고든 김성환이 올린 크로스를 몰리나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슛, 큰 궤적을 그린 공은 전남 수문장 염동균의 키를 넘어 골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슈바를 최전방에 놓고 웨슬리와 주광윤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성남 골문을 노린 전남은 미드필드와 공격진의 호흡이 들어맞지 않으며 별다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김승현과 송정현을 투입한 후반 중반 이후 거세게 성남을 몰아 붙였지만 이 또한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분루를 삼켰다.
후반 41분 백승민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에서 날린 슈팅은 성남 골키퍼 정성룡의 손 끝에 걸려 코너 아웃됐고, 경기 종료 직전 웨슬리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굴절된 것을 정윤성이 쇄도하며 슈팅, 골네트를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선언됐다.
성남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포항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성남=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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