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보도가 시각장애인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확 바뀐다.
걸을 때 자칫 부딪힐 수도 있는 장애물을 모두 걷어낸 '보행안전구역'이 확대되고, 안전구역 양 옆으로는 풀을 심거나 돌출 블록이 설치된다. 지금은 시각장애인들이 따라갈 수 있는 점자블록만 한 줄씩 표시돼 있다.
서울시는 한국시각장애인협회 등 장애인단체 4곳 및 전문가들과 6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장애 없는 보도 조성 10개 원칙'을 26일 발표했다.
우선 시각장애인들이 방해를 받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폭이 최소 2m 이상인 보행안전구역이 확대된다. 안전구역 양 옆으로는 경고용 띠(보행기준선)가 설치되는데, 보행기준선은 풀을 심거나, 안전구역의 보도와 밝기 및 재질이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다.
이 경우 보도는 장애물이 전혀 없는 보행안전구역과 분전함과 벤치, 공중전화 등 각종 가로시설물을 몰아 넣은 장애물구역으로 나눠지게 된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보도 중앙에 점자블록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불편만 되고 있어 평평한 보행안전구역을 확보하고 양 옆으로 보행기준선을 조성하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블록 없이도 띠 안쪽으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시는 그러나 보도 폭이 협소한 곳이나 버스정거장, 횡단보도, 건물 돌출부 등 보행안전구역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기존대로 점자블록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점자블록을 유지할 경우에도 색상은 황색계열로 통일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검은색과 황색이 혼합돼 있는데 검은색 점자블록은 약시자에게 웅덩이가 파인 것처럼 보이는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점자블록의 재질도 스테인레스 등 미끄러지기 쉬운 재료나 유지관리가 어려운 고무재질의 사용을 지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건물 주차장 진입 차도 때문에 보도가 끊어지는 부분에서는 보도와 차도의 턱을 없애기로 했다. 아울러 횡단보도 대기 구역에서는 보도와 차도의 턱을 낮추는 한편,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해놓은 말뚝도 휠체어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간격을 더 넓히거나 양 옆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이 같은 방안을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거나 착공하지 않은 보도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또 현재 시각장애인들의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중구 남대문로, 성북 아라리로, 용산 이태원로, 송파 올림픽로, 영등포 여의나루길 등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